축구장을 떠난 팬들...'2만2206명' 17년 만에 최저 관중, 잃어버린 팬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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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축구에 열광하던 팬들이 실종됐다.


2만2206명, 충격적인 숫자가 등장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서 2-0 승리를 거뒀지만 웃지 못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2만2206명이 전부였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브라질전 관중도 6만3237명으로 매진에 실패했다.
날로 줄어드는 축구 인기에 한국 축구대표팀의 자존심이 구겨진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한국 축구의 심장이라 불린다.
A매치가 열릴 때면 구름관중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용 가능 규모는 약 6만5000명. 적어도 5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리곤 했다.
하지만 파라과이전은 3만명도 채 넘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떨어진 인기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냉기가 느껴진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준으로, 2만2206명은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친선경기 당시 기록한 1만6537명 이후 가장 적은 관중 수다.
앞서 2015년 10월 자메이카와의 친선전엔 2만8105명이 입장했다.
10년 사이 2만명대 관중을 기록한 건 자메이카전과 이번 파라과이전, 딱 이 두 번뿐이다.

같은 상대와 평가전을 치른 일본과 비교해보면 현실이 좀 더 명확히 보인다.
일본은 파라과이전에 3만4169명(4만석 수용), 브라질전에 4만4920명(4만8013석 수용) 관중을 불러들였다.
두 경기 모두 매진까진 아니었으나, 수용 규모의 90% 이상을 채웠다.
파라과이전은 2-2로 비겼고, 브라질전은 3-2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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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설상가상 야구에도 밀린다.
파라과이전이 열린 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SSG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이 열렸다.
일찌감치 모든 표가 팔렸다.
2만3680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브라질전이 열린 지난 10일엔 프로야구 경기가 없었다.
브라질의 이름값에 더해 야구 경기가 없었다는 점, 추석 연휴 기간이었다는 점이 맞물리면서 6만3237명의 관중이 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과거가 그립다.
그간 A매치는 국가적 축제라 불렸다.
한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 중 인기가 가장 많았다.
홈경기 예매는 당연히 ‘하늘의 별 따기’였고,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상암동 일대 도로는 항상 마비됐다.
집에서 삼삼오오 모여보는 팬들도 많아 동네 치킨집 매출이 급증하곤 했다.
한국 선수가 득점하면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함성이 들리기도 했다.

씁쓸한 현실, 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위기의 시그널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 5년 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가 5만명 이하의 관중을 기록한 건 딱 2번뿐이다.
문제는 그 두 경기가 모두 올해 치러졌다는 점이다.
지난 6월10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전에서도 4만1911명이 입장했다.
인기 하락의 예고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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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흥행 실패는 선수에게도, 주최하는 대한축구협회에게도 마이너스다.
선수는 홈경기임에도 충분한 응원을 받지 못한다.
뜨거운 응원에 자신감을 듬뿍 얻고 소속팀으로 돌아갔던 시절은 과거 이야기가 됐다.
협회는 금전적 손해까지 본다.
평가전 초청료는 날로 오르고 있다.
강팀과 상대하기 위해선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이번 브라질전도 만만치 않은 초청료를 지불했으나, 매진에 실패하면서 기대 관중 수익을 넘지 못했다.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남은 팬들마저 지키지 못한다.
축구계 관계자는 “이번 파라과이전 흥행 실패엔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겠으나, 축구에만 열광하던 시기는 저물었다”면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으로 이미지가 안 좋아진 데다 축구를 보는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또 축구가 아니어도 즐길 거리가 많은 세상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 경기를 보러 가는 건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
협회가 하루빨리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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