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개막①] '여제' 김연경 떠난 V리그… 악재 딛고 흥행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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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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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산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 사진=KOVO 제공

우여곡절 끝에 한국프로배구 V리그가 다시 막을 올린다.
시작부터 산재한 위기들을 걷어내고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는 명성을 이어갈지 시선이 쏠린다.

V리그 2025∼2026시즌이 오는 18일 오후 4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디펜딩챔피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여자부 개막전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감독의 지략 대결, 각 구단의 이적생, 신규 외국인 선수의 등장 등 스토리로 가득 차도 모자란 마당에 시작부터 삐걱 소리를 낸다.
남자부 개막전도 함께 열렸어야 할 18일 일정부터 차질이 생겼다.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빅뱅이 내년 3월19일로 연기된 것. 남자부는 한발 늦은 20일에서야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대결로 시즌을 시작한다.

부끄러운 해프닝은 한국배구연맹(KOVO)과 국제배구연맹(FIVB)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

FIVB는 국제 대회에 참가한 선수가 대회 종료 이후 최소 3주 휴식기를 거친 뒤 프로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지난달 28일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가 열렸고, 휴식기를 감안하면 V리그는 20일이 돼야 시작할 수 있던 것. FIVB의 제재로 결국 개막전이 밀렸다.
최근 5년간 남녀부가 같은 날에 사이좋게 출발 총성을 울려왔지만, 행정력 부재 속에 전통을 깨트리게 됐다.

V리그는 지난 시즌 총관중 59만8216명을 기록하며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0만명이나 증가했다.
또한 남녀부 경기 매진 횟수도 33회를 기록하며 직전 시즌 25회를 상회했다.


이 상승세를 올 시즌에도 이어갈수 있을지 의문이다.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월드 스타 김연경은 물론 남자 배구 스타 문성민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은퇴를 선언했다.
관중 동원 및 시청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시즌 V리그 매진 행렬은 흥국생명이 주도했다.
총 33회 중 19번의 매진이 여자부에서 나왔고, 이중 18번이 흥국생명 경기였다.
김연경의 현역 마지막 경기였던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는 6082명의 관중이 몰렸고, 시청률은 3.08%를 기록해 남녀 통틀어 최다 관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김연경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은 4.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 V리그 평균 시청률(0.89%)을 압도한다.
V리그가 예능 프로그램과 시청률 경쟁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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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호텔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KB손해보험 감독,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왼쪽부터).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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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7개 구단 감독 및 선수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부적으로도 위기가 감지된다.
KOVO는 올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타이틀스폰서를 구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개막이 1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원태 KOVO 총재가 수장으로 있는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진에어와 가까스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도 내년 시즌이 보장되지 않는 1+1 계약이다.

스타 플레이어의 탄생, 팬들을 만족시키는 경기력,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KOVO의 행정력까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한 배구 관계자는 “각 구단의 주력 선수들이 이젠 정말 자기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갖고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하고 쇼맨십도 펼쳐야 한다.
외면당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SNS 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 임성진(KB손해보험)은 “관중이 많이 와야 경기도 재미있고 선수들이 더 할 맛이 난다”고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길 당부했다.

KOVO는 그 동안 폐쇄했던 SNS 댓글창을 열고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홍보·마케팅에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이다.
KOVO 관계자는 “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들 역시 가만히 있지 않는다.
최근 흥행 열풍이 일고 있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자 했다.
한 구단 단장은 비시즌을 맞아 어렵사리 KBO리그 표를 구해 구단 관계자들과 야구장을 찾았다.
관중석에서 팬들의 반응과 분위기를 살피고 관련 마케팅 등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위기라는 단어의 또 다른 의미는 기회다.
배구 코트가 올 시즌도 뜨거워질 수 있도록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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