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 번째 루키된 기분…이치로, 아시아인 1호 MLB 명예의 전당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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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기계'란 별명을 가진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52)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8일 연합뉴스는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 명예의 전당 헌액식 연설에서 이치로가 영광스러운 마음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일한 기자에게 농담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치로는 명예의 전당 입회 행사에 참석해 19분 동안 영어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명예의 전당은 내 목표가 아니었고, 사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교 졸업 후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할 때와 2001년 메이저리그에 처음 입성할 때를 거론하며 "오늘이 인생에서 세 번째로 신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1992년 일본 오릭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치로는 27세인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첫 시즌부터 타율 0.350, 242안타, 56도루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 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이치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19시즌 동안 통산 3089안타, 타율 0.311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MLB 단일 시즌 최다인 262안타 기록을 세웠고,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치로는 이날 행사에 동행한 아내 유미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시애틀, 뉴욕, 마이애미에서 19시즌을 보내는 동안 아내가 항상 곁에 있었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안정적인 팀메이트"라고 했다.
이어 "은퇴 후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며 핫도그를 먹었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치로는 올해 초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를 가리는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394표 중 393표를 얻어 아쉽게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당시 이치로는 "내게 투표하지 않은 한 분을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유쾌하게 받아쳤다.
이치로는 이날 연설에서도 "통산 3000안타와 한 시즌 262안타 기록도 기자들이 인정했다.
단 한 명만 빼고"라며 "그분을 집으로 초대했는데, 이제는 기한이 만료됐다"고 유쾌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이치로를 비롯해 좌완 투수 CC 사바시아(45),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54)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명예의 전당이 위치한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입성하는 것은 야구인에겐 최고의 영예다.
선수, 감독, 해설자, 야구 발전에 기여한 관계자 등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선수의 경우, 은퇴한 뒤 5년이 지나야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이 생긴다.
물론 모든 선수에게 열린 기회는 아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서 따로 구성한 6명의 위원회에서 2명 이상의 찬성을 통해 후보가 될 수 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 위해서는 야구기자협회 투표에서 입회 기준 득표율인 75%를 넘겨야 한다.
10년간 도전 기회가 주어지는데 5% 이상의 투표율이 나와야 다음 해에도 명예의 전당 후보로서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치로는 이번에 아쉽게 1표 차로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역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 가운데 만장일치를 기록한 선수는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인 투수였던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하다.
방제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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