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타니?'...손흥민은 미국 넘어 '글로벌 아이콘' [황덕준의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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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LAFC 입단 기자회견이 7일 LA코리아타운에서 약 6km 떨어진 LAFC 홈구장인 BMO스타디움 내 펩시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약 1890여명의 취재진이 열띤 보도경쟁을 펼쳤다./LA=황덕준 언론인 |
[더팩트 | LA=황덕준 재미 언론인] 로스앤젤레스(LA) 현지 시간 6일 오후 2시. 섭씨 32도로 수은주는 높았지만 마른 햇빛은 쾌적했다. 전형적인 남가주의 날씨다. 손흥민이 LA의 이웃이 되는 날에 제격이랄까. 코리아타운에서 프리웨이를 탈 필요없이 간선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 15분 남짓 달리면 LAFC의 홈구장인 BMO스타디움이 나온다.
BMO스타디움의 클럽하우스 격인 펩시플라자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외벽에 손흥민의 사진과 한글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맞이한다. 입단식과 기자회견장으로 마련된 카페테리아는 곧바로 그라운드와 통하는 곳이다. 실내 곳곳에 설치돼 있는 모니터마다 손흥민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회견 시작 1시간 30분전부터 취재진이 모여들어 14개의 의자가 14열로 배치된 196석이 순식간에 빼곡해졌다. LAFC측에 따르면 40여곳의 한국매체에서 미디어 출입증을 신청했다. 나머지 150여명은 LA지역 매체와 팟캐스터, 기타 미국과 아시안 미디어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손흥민의 존재가치는 과연 세계최고의 축구리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간 쏟아낸 온갖 기록과 더불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LA와 미국 미디어의 관심을 끌어당겼다는 얘기다. 미디어뿐 아니었다. 한국계 데이브 민 미연방 하원의원을 비롯, 캐런 배스 LA시장, 코리아타운을 관할하는 헤더 허트 LA시의원, 스티브 강 LA커미셔너 등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과 로버트 안 LA한인회장, 김영완 LA총영사 등 한인커뮤니티의 인사들도 회견장에 나왔다.
배스 시장은 "올해 LA는 (산불 등) 힘든 일이 많았지만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와서 위로가 된다. 서울 밖 해외에서 가장 큰 한인사회가 있는 LA의 이웃이 된 것을 환영한다"라며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손흥민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손흥민과 나란히 중앙무대에 앉은 LAFC의 상근 구단주 베넷 로젠탈은 인사말에서 "구단 설립 초기부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고 지역사회와 LA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 무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클럽을 만드는 것을 꿈꿔왔다"라며 "손흥민은 그같은 비전에 딱 들어맞는 선수"라고 말했다.
4년 전부터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접촉했다는 존 토링턴 LAFC단장은 "손흥민의 합류는 LAFC 뿐 아니라 MLS리그와 미국 축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며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서는 놀라운 기량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는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영감을 주는 선수다. 이제 이곳 LA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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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지역 최고의 유력매체 LA타임스는 "손흥민은 LAFC가 승리와 성장을 위해 쌓아올리는 글로벌 브랜드의 주춧돌"이라는 특대호 활자를 제목으로 뽑아 그의 LA입성을 평가했다./LA타임스 |
LAFC를 경영하는 두 구단간부가 손흥민 영입의 배경과 미래비전을 얘기할 때마다 회견장 한쪽에 자리하고 있던 LAFC 서포터들을 북을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손흥민이 온 것은 진정으로 LAFC가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절정같다는 느낌이었다.
아니나다를까 1시간 여에 걸친 회견이 끝나자마자 업로드된 미 서부지역 최고의 유력매체 LA타임스는 "손흥민은 LAFC가 승리와 성장을 위해 쌓아올리는 글로벌 브랜드의 주춧돌"이라는 특대호 활자를 제목으로 뽑아 그의 LA입성을 평가했다.
같은 시각 10km 가량 떨어진 다저스타디움에서는 LA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투수로 선발등판한 일본인 오타니 쇼헤이는 39호 홈런을 날리며 LA의 투타겸업 스타로 여전한 위용을 과시하던 참이다.
LA 타임스의 베테랑 스포츠칼럼니스트 딜란 에르난데스는 그에 맞춘 것인지 오타니와 손흥민을 비교했다.
'이미 오타니 쇼헤이의 홈인 LA는 이제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의 홈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10년 가까이 고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선수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유쾌한 성품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미안하지만 에르난데스 칼럼니스트는 표현력이 빈곤하다. 손흥민은 한국의 오타니가 아니다. 손흥민은 그냥 손흥민이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런던 북부 지역 축구팬들은 "오타니가 누군데?"라고 소리지를 것이다.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세계 축구팬들은 손흥민을 오타니와 비교하는 것에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오타니는 야구보다 크지 않지만, 손흥민은 축구보다 크기 때문이다.
"프리시즌에 몸이 잘 만들어졌다. 당장이라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손흥민은 언제쯤 LAFC경기에 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마침표를 찍듯 강한 어조로 말했다.
"언젠가 LAFC를 떠날 때가 오면 레전드로 불릴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