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진 호랑이②] ‘우승 사령탑’ 이범호… 2년차에 달라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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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背水之陣(배수지진)’,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현시점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의 상황과 맞닿아 있는 사자성어다.
올 시즌 후반기 거듭되는 하락세에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도 조금씩 희미해져 간다.
이 가운데 팀을 진두지휘하는 수장 역시 거센 압박감과 마주하고 있다.
바로 이범호 KIA 감독 얘기다.

사실 사령탑과 관련한 시즌 막바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감독들이다.
염경엽 LG 감독과 이숭용 SSG 감독, 그리고 박진만 삼성 감독이 해당한다.
이승엽 전 두산 감독과 홍원기 전 키움 감독도 계약 마지막 해였지만, 이미 팀을 떠났다.

남은 3인의 감독의 기상도는 사실상 맑음이다.
염경엽 감독은 2023년 지휘봉을 잡고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 역시 정규리그 우승 도전 중이다.
8부 능선을 넘었다는 시선도 있다.
부임 3년간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실하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 도중 재계약에 성공했다.
SSG는 지난 3일 “이 감독과 2026년부터 최대 3년(2+1)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총 연봉 12억원·옵션 3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 역시 지난해 팀을 KS로 이끌었고, 올해 역시 초반 부진을 딛고 막바지 불꽃을 내고 있다.
삼성은 4일 기준 지난달 22일 대구 키움전(8-2 승리)부터 최근 10경기서 8승2패, 리그 선두 LG보다 이 기간 승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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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시선은 자연스레 다른 곳으로 쏠린다.
올 시즌 역대급 중상위권 경쟁이 펼쳐지면서 자고 일어나면 순위표가 뒤바뀌는 형국이 익숙할 정도다.
가을야구 진출 여부에 따라 계약 기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감독의 입지까지 바뀔 수 있다.
당장의 거취는 아니더라도, 그간 굳혀온 위상에도 생채기가 나기 마련이다.
내로라하는 명장들이 즐비한 상황서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이범호 감독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부임 첫 해 우승을 일궜지만, 올 시즌 극도의 부진으로 크게 대비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모두가 이 감독의 리더십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스프링캠프 도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선수단 분위기를 빠르게 다독였고, 끝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등 통합 우승까지 이끌어냈다.
구단은 즉각 화답했다.
그해 11월, 계약 기간 3년 총액 26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5억원·옵션 6억원)에 새 계약을 맺으며 현역 감독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안겼다.

움직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단은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가대표 출신 불펜 조상우를 키움과의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중심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빠진 자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거포 패트릭 위즈덤이 메웠다.
이를 두고 ‘날개를 단 호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뜻밖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일시적인 부침이 아니라는 점이 더 뼈아프다.
지난해 위기 속에서 발휘됐던 이 감독의 눈부셨던 지도력이 올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라운드 위 덕장으로 통하지만 올 시즌 힘든 시간 속 여유도, 미소도 줄어들었다.
경기 도중 선수의 실수에 물통을 집어던지는 등 흥분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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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 시즌 뼈아픈 선수 부상이 속출했고, 그로 인해 촉발된 난국들을 좀처럼 타개하지 못하는 중이다.
특히 후반기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투수 및 배터리 파트 코칭스태프를 개편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아직까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불펜에 많은 이목이 쏠렸지만, 방망이도 짜임새 및 효율에서 아쉽다는 분석이다.
작전 및 전술 부분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팀 홈런 2위, OPS(출루율+장타율) 3위에 올라 있지만, 득점권 타율은 0.248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실책 1위에 대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엇박자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더 강해졌다.
후반기 팀 홈런 선두인데, 득점은 9위인 게 대표적이다.

물론 승부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다.
이 감독에게도 구겨진 체면을 회복할 기회는 남아 있다.
남은 기간 팀을 어떻게 추슬러내느냐에 달렸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챔피언 사령탑의 진짜 힘을 증명할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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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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