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골프전쟁' 2025라이더컵...미국이냐, 유럽이냐 [박호윤의 IN&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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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20 중 18명 출전, '별들의 잔치'
최근 10년 홈팀 절대 우세, 이번엔 미국 차례?
셰플러-맥길로이 '꿈의 맞대결' 성사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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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라이더컵에 출전하는 유럽팀 선수들이 루크 도널드 단장(가운데)을 중심으로 2023년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밍데일(뉴욕)/AP. 뉴시스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이번 주말(9월26~28일)에는 그야말로 ‘골프 전쟁’이 벌어진다. 서로 본고장을 자처하는 미국과 유럽의 선발팀이 맞붙는 ‘3일간의 전쟁’이다. 올해로 45회째를 맞는 라이더컵. 2년마다 상대 진영을 방문하며 대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미국에서 열린다. 그것도 미국의 심장이랄 수 있는 뉴욕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다. 그래서인지 이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올라 있고 대회를 준비하는 양팀의 자세도 진지하기 그지 없다.

1927년 미 매사추세츠의 우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제2차세계대전 기간(1939~1945년)을 제외하곤 중단 없이 2년 마다 대회가 열려 왔는데 코로나 팬데믹 시절 2020년 대회를 1년 미뤄 2021년에 열린 예외가 있긴 하다. 처음에는 미국과 영국(영국, 아일랜드)간 팀 매치로 시작됐으나 1979년부터 유럽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지금과 같은 경쟁 구도가 완성됐다.

통산 전적은 미국이 27승, 유럽이 15승이지만 최근 30년간, 즉 1995년 이후는 유럽이 10승 4패로 우세하다. 그런데 기간을 더 줄여 보면, 2014년 대회부터 바로 직전 대회 즉, 2023년 까지 10년간은 추최 측이 ‘필승’하는 분위기다. 그것도 상대를 큰 차이로 따돌리는 ‘홈코스 절대 우세’ 양상이다.

유럽이 승리한 세차례(2014, 2018, 2023)는 모두 5~7점 차이였고, 반대로 미국이 승리했던 두차례(2016, 2021) 역시 6점차 이상의 대승이었다. 특히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GC에서 열렸던 2021년 대회에서는 미국이 19-9 무려 10점차의 역대 최다 점수차로 압승을 거둔 바 있다.

대부분의 골프 대회는 소위 전통적인 관람 문화가 있어 심한 소음이나 샷을 방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금하고 있지만 라이더컵은 완전 다른 분위기다. 옴악을 틀면서 디제잉을 하고 술도 마시는 등의 자유분방한 LIV골프와도 결이 또 다르다. 국가, 나아가 대륙 대항전의 성격인 만큼 애국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광적인 응원으로 골프장 전체가 들썩이고 이것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

홈 팀의 승리 확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메이저 대회나 시그니처 대회, 또는 플레이오프 시리즈 등 정규투어도 많은 팬들이 열광하고 있지만 라이더컵은 그 응원 열기나 관심 면에서 차원을 달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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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팀 에이스인 스코티 셰플러가 대회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밍데일(뉴욕)/AP.뉴시스

#경기 방식

매치플레이 방식의 팀 대항전으로 사흘간 포섬, 포볼 각 8매치와 싱글 12매치를 치른다. 이기면 승점 1점을 가져가고 패하면 점수가 없다. 무승부는 각 0.5점. 첫날 오전과 오후에 두 선수가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포섬과 두 선수가 각자 자신의 공을 치고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점수로 기록하는 포볼경기를 치른다.

둘째 날 역시 같은 방식의 경기를 가진 뒤 최종일 출전 선수 12명이 전원 1대1 매치를 통해 최종 승부를 가린다. 총 28매치이므로 14.5점을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하며 14-14 동점이면 전년도 챔피언이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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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팀의 간판인 로리 맥길로이가 23일(한국시간) 가진 연습 라운드 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파밍데일(뉴욕)/AP.뉴시스

#양팀 출전 선수 및 장단점

출전하는 양팀 24명에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총 망라됐다. 미국과 유럽간의 대결이므로 그 외 국가 출신은 제외되지만 세계 랭킹 톱20위에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17위) 외 전원이 미국과 유럽 선수다. 키건 브래들리가 단장을 맡고 있는 미국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당대 최강’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 J J 스폰, 잰더 쇼플리, 러셀 헨리, 해리스 잉글리시, 브라이슨 디보 등 6명의 자동 선발 선수와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 벤 그리핀, 카메런 영, 패트릭 캔틀레이, 샘 번스 등 6명의 단장 지명선수로 구성됐다.

세계 랭킹으로만 보면 무려 7명이 톱10 이내에 들 만큼 막강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셰플러는 최근 꾸준한 우승 및 상위권 유지로 확실한 에이스이며 쇼플리, 캔틀레이, 모리카와 등 메이저 우승 경험자 등 안정된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다. 처음 나서는 그리핀, 스폰, 영, 헨리 등 ‘라이더컵 루키’들이 최근 3개월 동안 팀 내 베테랑들 보다 좋은 성적을 낸 바 있어 상승세를 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경기 장소인 베스페이지 블랙은 미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보장되는 장소라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라이더컵 루키가 4명이나 되는 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매치플레이는 심리전이 강한데 큰 무대에서의 압박감을 어떻게 버틸 지가 변수다. 연속된 홈 어드밴티지도 역으로 부담일 수 있다. 최근 라이더컵은 모두 홈팀이 승리했는데 이것이 "미국은 홈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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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팀 단장인 루크 도널드(오른쪽)가 23일(한국시간) 영국 방송사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파밍데일(뉴욕)/AP.뉴시스

직전 대회에서 압승을 거둔 바 있는 유럽은 그 당시 승리를 이끌었던 루크 도널드 단장이 일찌감치 다시 선임돼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독보적 리더’인 로리 맥길로이를 비롯, 로버트 매킨타이어, 토미 플리트우드, 저스틴 로즈, 라스무스 호이고르, 티렐 해튼 등 자동선발 6명과 셰인 로리, 욘 람, 제프 슈트라카, 루드비그 오베리, 빅토르 호블란, 맷 피츠패트릭 등 단장 지명 6명으로 포진됐다.

유럽팀의 특징은 2023년 로마대회 우승 멤버 12명 중 11명이 그대로 다시 출전해 결속력과 팀워크가 미국보다 우위일 수 있다. 여기다 맥길로이, 로즈와 같은 베테랑과 오베리, 호이고르 등 신예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지난 대회 포섬에서 7승1패의 압도적 성적을 냈던 ‘호블랜드-오베리’, ‘맥길로이-플리트우드’, ‘람-해튼’ 등 검증된 페어링이 이번에도 건재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스트라카, 로리 등 하위권 선수들의 기복이 심해 전체 전력의 평균에서 미국에 뒤지고 2012년 매디나CC에서의 대역전극 이후 미국 원정 대회에서 모두 패한 약점이 있으며 맥길로이와 호블란을 제외하면 장타력에서 미국에 떨어져 베스페이지 블랙의 긴 코스에서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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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팀 단장인 키건 브래들리가 23일(한국시간) 연습라운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밍데일(뉴욕)/AP.H시스

#2025라이더컵-핵심 관전 포인트

1. 잰더 쇼플리의 컨디션 : 세계랭킹 4위지만 올시즌은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부진한 해를 보낸 데다 플레이오프 2차전인 BMW챔피언십 이후 공식 경기 출전이 없었고 최근 아들 출산으로 대부분의 라이더컵 동료들이 컨디션을 점검했던 프로코어챔피언십도 건너 뛴 바 있어 경기 감각이 변수로 보인다. 라이더컵/프레지던츠컵 통산 14승8패로 비교적 좋은 흐름을 보였던 것이 긍정적인 부분.

2. 유럽의 페어링 유지 여부 : 루크 도널드가 연속 단장을 맡고 멤버도 11명이 그대로 합류해 매우 안정적인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2023년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막강 포섬 4개조를 다시 구성할 지 관심이 간다. 이들 4개조 중 로리-스트라카 조합은 최근 슬럼프 기미가 있어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3. 미국의 루키 기용법 : 4명의 라이더컵 루키들은 최근 3개월간 셰플러를 제외하면 팀 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바 있어 브래들리 단장의 고심이 깊어질 듯. 최근의 성적을 중시할 지, 아니면 베테랑의 경험을 높이 살 지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4. 코스 셋업-베스페이지 블랙 : 홈팀인 미국이 코스 세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장타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미국은 과거 거리, 러프, 핀 위치 등으로 자신들의 장점을 살리는데 주력한 바 있다.

5. 이변 가능성 vs 홈 어드밴티지 : 최근 5차례는 모두 홈팀이 최소 5점차 이상으로 승리한 바 있다. 유럽은 2023년 우승 멤버가 거의 그대로 출전해 강한 결속력과 경험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국은 전체적으로 팀 선수들의 최근 성적이 더 좋고 홈 이점까지 있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데이터 상으론 미국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지지만 유럽은 경험과 팀워크로 이를 흔들 것으로 전망돼 올해 라이더컵은 최근 대회 중 가장 팽팽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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