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스포츠는 많다 [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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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탁구대회 호황
한국의 파크골프, 미국의 피크볼?인기 폭발
시니어 스포츠는 선택이 아닌 필수
| 2025 자연특별시 무주 전국오픈 시니어탁구대회의 단체사진. 생활체육 대표종목 중 하나인 탁구도 최근 시니어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 대한시니어탁구협회 제공 | 
[더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지난 주말(9월 20, 21일) 전북 무주에서는 ‘자연특별시 무주 전국오픈 시니어탁구대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격은 만 50세 이상(1975년 1월 1일 출생자부터)이었습니다. 두 종목 출전 참가비가 4만원으로 적지 않은데 선착순 500명은 일찌감치 마감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까운 탁친(탁구친구)과 1박 2일로 탁구투어를 즐기는 본질에, 숙소와 교통(전세버스 11대)이 지원되고 지역특산품 등 푸짐한 기념품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2017년 에리사랑 시니어탁구대회로 출발한 이 대회는 큰 호응에 힘입어 (사)대한시니어탁구협회로 발전해 연 2회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니어 탁구대회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탁구동호인의 연령층이 젊어지면서 연장자들을 배려해 아예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죠.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호주 등 한인 교민사회에도 시니어대회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 클럽 1개로 모든 플레이가 가능한 파크골프도 시니어스포츠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동호인, 골프장(스크린 포함), 장비 등 관련 산업이 연간 50%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한파크골프협회(KPA) 등록회원은 20만 명을 돌파했고, 미등록 동호인을 포함하면 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파크골프장 수도 2025년 기준 423개로 수년 내에 일반 골프장(526개)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크린파크골프도 활황이고, 내년에는 프로투어가 시작됩니다. 대학에는 이미 파크골프학과가 있습니다. 한국파크골프의 선구자로 불리는 전영창 케이파크골프 대표는 "이미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가 설립됐고, 10월 첫 프로테스트를 거쳐 내년에는 프로투어가 출범합니다. 파크골프는 일본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한국이 더 앞섰습니다.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파크골프 인기에 힘입어 스크린 파크골프 객장도 크게 늘고 있다. 전영창 케이파크골프 대표에 따르면 전국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은 창스파크골프 구로센터의 모습. / 케이파크골프 제공 | 
# 피클볼(Pickleball)은 아시는지요? 테니스 코트 4분의 1 정도의 공간에서 가벼운 플라스틱 공과 패들(라켓)을 사용해 경기를 진행합니다.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이 혼합된 이 피클볼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미국 동호인 수가 2,0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3년간 약 300%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미국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에 따르면 최근 4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포츠입니다. 빌 게이츠, 르브론 제임스 등 유명인사가 즐기는 것으로 화제가 됐고, 주택가 피클볼 소음이 사회이슈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프로리그가 있고,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까지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피클볼은 젊은 사람들도 하지만, 시니어스포츠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고령층이 워낙 많이 즐기다 보니 동호인의 사망률이 익스트림스포츠인 ‘윙슈트’보다 높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한국사람들 참 빠르죠. 한국 피클볼도 미국-캐나다에 이어 세계 3위권으로 성장하고 있답니다.
| 빌 게이츠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피크볼 사진. 게이츠는 피클볼 라켓과 공을 들고 직접 시범을 보였다. / 게이츠노트 | 
# 탁구(라지볼 포함), 파크골프, 피클볼 말고도 시니어스포츠는 많습니다. 육상(마라톤), 수영 등 기초종목은 생활체육에서 아예 70세부 80세부 90세부 등 나이별로 치러지고 있습니다(서두에 언급한 무주 시니어탁구대회도 50~65세부, 66세이상부 두 파트로 진행). 중장년층의 인기 취미스포츠인 사이클 등산도 여전히 저변이 넓습니다.
오히려 고령층 스포츠로 각광을 받았던 게이트볼(전국 571개 경기장)이 최근 시니어스포츠의 다양화로 인해 동호인 수가 줄고 있다고 합니다. MZ세대만 있는 게 아닙니다. 왕성한 활동력과 경제력을 갖춘 새로운 시니어층(New Senior)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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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후 명예교수의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표지. 막 시작된 초고령화사회, 이제 시니어 스포츠의 시대가 도래한 느낌이다. / 예스24 | 
# 90세 베스트셀러 작가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1935년생)는 18개국으로 번역된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에서 하고 싶은 일, 즉 취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취미 중 스포츠만 한 것이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이근후 교수도 등산 마니아입니다.
도쿄의과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취미가 없는 노인과 비교했을 때 취미가 2개 이상인 노인의 사망 위험도는 10% 낮았습니다. 그 취미도 신체활동이 동반되고, 파트너가 있어 상호작용이 이뤄지면 더욱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따지고 보니 위 세 스포츠가 모두 그렇습니다.
한국은 이미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습니다. ‘노인의 나라’인 것이죠.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코맥 매카시의 2005년 작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년 영화화)’가 유명합니다. 한국에서는 ‘노인을 위한 스포츠는 많다’가 됐으면 합니다. 그게 복지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