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의, 로그에 의한, 로그를 위한 날” 곰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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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잭 로그의 날입니다.


사령탑은 물론, 홈런을 때려낸 베테랑 타자와 물 폭탄을 공들여 제조한 투수조까지,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주인공은 네 번의 도전 끝에 비로소 두 자릿수 승수에 도달한 프로야구 두산의 에이스 로그다.

로그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 야구장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 8이닝 107구를 던져 4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10승째(8패)를 수확했다.
팀도 7-0 완승을 거두며 덩달아 웃었다.

비록 두산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로그가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의미를 더했다.
25일 기준 10개 구단 가운데 아직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팀은 키움이 유일하다.

지난 8월29일 사직 롯데전서 9승을 챙긴 뒤 9월 들어 세 차례나 호투하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바 있다.
3전4기 끝에 일군 10승인 셈이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로그는 덤덤했다.
“심리적으로 부담은 없었고,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며 “오늘은 공격적으로 타자를 상대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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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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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경기가 끝난 뒤 홈팀 더그아웃은 축하 준비로 분주했다.
로그의 방송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투수조 동료들이 하나둘 물병을 들고 준비에 나섰고, 특히 박치국은 대형 물통을 붙잡고 이른바 ‘특제 폭탄’을 만드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거센 물줄기가 일제히 쏟아졌고, 처음엔 황급히 마운드로 몸을 피하던 로그도 이내 체념한 듯 활짝 미소 지으며 동료들과 물세례 순간을 만끽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축하를 받은 적은 처음”이라며 “도망가려고 했지만, 상황을 보니 어차피 물벼락을 맞을 것 같아 그냥 인정하고 맞았다.
팀원들이 나를 좋게 생각해 주는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단연 로그의 날이었다.
완벽한 투구로 경기를 지배하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4사구를 단 1개만 내준 공격적인 투구가 주효했고, 시즌 10승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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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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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이날 5회 3점포로 힘을 보탠 외야수 김재환 역시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로그”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을 정도다.
로그도 이날 승리를 두고 “10승은 팀 공격과 수비가 모두 도와줘야 가능한 영역이다.
개인보다 팀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의 가치는 시즌 전체로 보면 더욱 빛난다.
29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2.83(175이닝 55자책점)을 작성했고, 후반기 활약(11경기 평균자책점 2.17)도 번뜩였다.
두산도 어느덧 시즌 종료까지 단 4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다.
올 시즌 마운드 위 로그를 더 볼 수 있을까.

가능성이 있다면 4일 휴식 후인 30일 LG와의 최종전이다.
당초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두산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나설 차례지만, 올 시즌 27경기 동안 7승12패 평균자책점 4.65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외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로그의 등판 카드도 고려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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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선수 본인은 말을 아꼈다.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이번 등판서 투구 수도 많았고 시즌 내내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회복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게 로그의 설명이다.

이어 “현재 (1위 LG와 2위 한화 사이)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정규리그 1등을 하는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안다”면서도 “크게 의식하진 않겠다.
매 경기 똑같이 준비하고 공격적으로 던지는 데만 집중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신체와 컨디션 회복 상태에 따라 어쩌면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낯선 무대에서 어느 때보다 반짝이는 1년을 보내는 중이다.
개인 성적엔 만족하지만, 팀의 성과로는 고개를 저었다.

로그는 담담한 어조로 “이번 시즌 너무 즐거웠다”며 “다만 (팀으로 보면) 우리가 후반기만큼 전반기에 잘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내년 동행 여부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제 하루하루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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