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AI시대] 구원자일까, 불청객일까… AI가 열어가는 ‘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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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귀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 장비를 착용한 심판들이 지난해 4월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 SSG의 경기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포츠의 판도를 뒤흔드는 인공지능(AI)의 물결은 날이 갈수록 거세진다.
다만 기술 의존부터 시작해 판정의 공정성 확보와 데이터 편향, 개인정보 침해, 일자리 변화 등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지난해 ‘야구와 AI’를 집필·출간한 이승환 국민대 스포츠산업레저학과 교수는 “스포츠는 땀과 몸으로 승부를 겨루는 종목 아닌가. 기계가 판정을 내리거나 전략을 계산하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나오는 건 일정 부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확성이 필수적인 스트라이크존 판정처럼 보조 역할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면서도 “이젠 기로에 섰다.
나아가 전술·전략까지 AI에게 크게 의존하게 된다면 자본을 갖춘 강팀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등 스포츠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과 재미가 반감되는 모습도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재 중 만난 한 프로 스포츠 선수는 “판정 부분은 이제 익숙해졌다”면서도 “최근들어 퍼포먼스 분석, AI 기반 훈련 및 부상 회복 프로그램 및 피지컬 데이터 분석 등 기술적인 과정까지 AI로 이뤄지고 있다.
솔직히 아직 낯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단순 보조를 넘어섰다.
미국 야구 독립리그에선 AI 사령탑이 등장했다.
오클랜드 볼러스는 지난 7일 팬 감사의 날에 한 경기를 통째로 지휘하는 AI 감독을 선보였다.
기존 로테이션에 맞춰 등판한 선발 투수 정도를 제외하곤, 투수 교체와 대타, 수비 포지션 구성 등의 판단을 모두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팀이 정규리그 경기에서 AI에게 경기 운영 전권을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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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수신장치를 착용한 주심이 지난 2019년 7월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의 피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미국 애틀랜틱리그 올스타전에서 자동투구판정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148년 전통의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라인 심판을 제외하고 AI 기반 전자 라인 콜 시스템을 적용했다.
라인 심판 대신 AI가 공의 궤적을 판독해 인, 아웃을 판정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AI 챗봇인 ‘매치 챗’도 등장해 선수의 서브 성공률과 경기 흐름 등을 분석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AI는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에 따른 법적·윤리적 문제는 기존 규범의 한계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도 다르지 않다.
모든 힘엔 그에 걸맞은 책임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이 교수는 “지금은 일종의 과도기”라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을 십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선수와 팬들의 권리, 스포츠 본연의 가치 등은 지켜져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전하고 공정한 활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 교수는 끝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야구장 안팎에서 수집 가능한 데이터도 많아진다.
예를 들면 선수의 생체 정보와 팬들의 행동 패턴이다.
언젠가는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과 구단 간 데이터 격차 등으로 새로운 윤리·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며 “지금은 시기상조처럼 보여도, AI를 활용한 정보 수집 범위와 사용 방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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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이 지난 7월7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16강 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와 소네이 카탈의 경기 도중 판독실에 공의 아웃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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