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극초반 ‘불방망이’→내내 기복→시즌 막판+가을야구 다시 ‘불방망이’…삼성 4년차 이재현의 ‘수미상관 타격감’, 준PO 1차전 승리에 공 1개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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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정훈 기자] 프로야구 삼성의 4년차 유격수 이재현은 2025시즌 초반 뜨겁게 불타올랐다.
3월에 치른 8경기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 2홈런 8타점 9볼넷을 기록하며 장타와 출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모습이었다.
드디어 4년차 시즌에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시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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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2회초 1사 1, 2루 삼성 이재현이 중견수 플라이 볼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4월부터 타격감은 차갑게 식었고, 월마다 타격감은 퐁당퐁당했다.
빠른 풋워크와 강한 어깨를 내세운 수비는 KBO리그 정상급 수준이었지만, 타격은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이었다.
8월엔 월간 타율이 0.153으로 바닥을 찍으면서 시즌 타율은 0.231까지 떨어졌다.

9월 들어 반전이 찾아왔다.
8월에 한때 8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이 가을야구행을 확정하던 9월에만 타율 0.359(64타수 23안타) 4홈런 12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 4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4타수 3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간 이재현은 시즌 타율을 0.253(457타수 116안타)까지 끌어올리며 마쳤다.
16홈런은 커리어 최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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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3회초 공격 2사 주자 1, 2루서 이재현이 사구에 맞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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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삼성 이재현이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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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1회초 공격 선두타자 이재현이 솔로 홈런을 때린 뒤 이종욱 코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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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1회초 공격 선두타자 이재현이 솔로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뉴시스
정규시즌 다시 타오른 이재현의 타격감은 가을야구에서 거침없는 모양새다.
그야말로 ‘수미상관 타격감’이라고 부를만하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삼성이 2경기에서 쳐낸 6안타 중 이재현 혼자 3안타를 책임졌다.
특히 승리를 거뒀던 2차전에서 삼성이 친 안타는 딱 1개. 이재현이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친 안타였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차전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엔 성공했지만, 박진만 감독의 걱정은 타격감이었다.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우리 타격이 워낙 침체되어 있다.
SSG가 불펜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타격이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오지 않으면 쉽지 않은 시리즈가 될 것 같다.
리드를 안 당하게끔 잘 운영해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사령탑의 걱정을 날려준 건 이재현이었다.
거기에 필요한 공은 딱 1개였다.

이재현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 1차전에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타석에 들어선 이재현은 상대 선발 미치 화이트의 시속 152㎞짜리 포심 패스트볼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역대 KBO 포스트시즌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서 초구에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재현이 역대 최초다.
이재현의 홈런포 한 방에 혈이 터진 삼성 타선은 3회 김영웅의 투런포 등을 묶어 5-2로 승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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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이날 선발투수 최원태가 SSG에 5-2 승리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경기에서 결승포가 된 선두타자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 1사구를 기록한 이재현은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최원태와 함께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이재현은 “오늘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보니 상대 투수가 치기 쉽지 않은 구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장 확률이 높은 직구에 포커스를 맞춰 승부했던 것 같다”라고 선두타자 초구 홈런의 장면을 돌아봤다.
이어 포스트시즌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 역대 최초라고 귀띔해주자 이재현은 “오늘 경기의 선취점이 난 것이 중요하지, 그런 기록 자체는 크게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재현에겐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3회 2사 1, 2루에 이날 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불펜 투수 김민의 포심 패스트볼에 팔꿈치를 맞았다.
이에 대해 묻자 이재현은 “처음에는 좀 많이 아팠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냥 멍든 정도인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상태를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경험이 이재현에게 큰 자산이 됐다며 칭찬했다.
이를 들려주자 이재현은 “큰 경기를 하면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 팀 분위기가 처진다.
집중하고 있다.
긴장은 작년이나 올해나 똑같은데, 한 번 해봐서 그런지 조금 더 나은 것 같긴 하다”라고 답했다.

시즌 막판 가파른 타격감에 대해 이재현은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딱히 지쳤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될 때까지 하다 보니까 좀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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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오늘의 포텐터짐상을 수상한 삼성 이재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재현은 결승포를 터뜨리면서 ‘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 상’을 수상했다.
상금 100만원과 포테토칩 5박스를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이재현은 “과자는 하나만 먹겠다.
먹고 싶은 사람이 먹게 두겠다.
상금은 후배들과 밥 먹을 때 쓰겠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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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선후배 사이끼리 인터뷰에 들어왔으니 서로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고 하자 최원태와 이재현은 쑥쓰러운 듯 웃었다.
최원태가 먼저 “재현이가 선두타자 홈런을 뽑아줘서 제가 더 공격적으로 투구할 수 있었다.
에러 하지 않고 잘 막아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이재현은 “정규시즌 막바지에 원태 형 선발 경기에 실수했던 게 많아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원태 형이 제 홈런으로 도움이 됐다고 하니 기분 좋다”라고 화답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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