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의 보도’라던 스리백은 세계최강 브라질에게 ‘탈탈’ 털렸다…더 큰 문제는 홍명보 감독의 ‘인 게임 조정 능력’ 실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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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남정훈 기자]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컸으니 패배 자체는 어쩌면 당연했다.
그래서 승리보다는 약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한 유의미한 소득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수비 위주의 전술을 들고 나갔음에도 90분 내내 상대 공격진에게 말 그대로 ‘탈탈’ 털렸다.
어느 정도 완성한 것처럼 보였던 스리백 전술이 세계 최강급의 상대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는 최악의 졸전이었다.
‘홍명보호’ 얘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 친선전에서 0-5로 완패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한 수비전술의 플랜A인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지난 9월 미국 원정에서 미국(2-0 승), 멕시코(2-2 무)를 상대로 어느 정도 통했기 때문에 나름 자신감이 넘쳤다.
홍 감독도 “스리백을 계속 시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앙 수비수 자원들의 능력이 예전보다 좋아졌다.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빠르다”여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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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큰 착각이었다.
미국, 멕시코 등 어중간한 강호 상대로는 통할 수 있어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다수 보유한 브라질 상대로는 어림도 없다는 게 이번 평가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홍 감독은 ‘철기둥’ 김민재을 중심으로 조유민, 김주성을 스리백으로 세우는 3-4-3 전술을 들고나왔지만, 양쪽 윙백인 이태석과 설영우도 내려서는 수비 중심의 파이브백 형태로 브라질을 상대했다.
그렇다보니 중원에는 황인범, 백승호 둘만 버티는 상황이 자주 노출됐고, 무주공산이 된 중원을 브라질 선수들은 자유롭게 활보하며 마음껏 공격 작업을 전개했다.
중앙 수비수를 하나 더 세우다보니 중원에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해지는 스리백의 치명적인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게다가 브라질은 전통적인 ‘9번’ 유형의 스트라이커 대신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이스테방, 마테우스 쿠냐 등 제공권보다는 개인기와 패스 전개에 특화된 유형의 선수들로 공격진을 꾸렸다.
이들은 한국 수비진과 중앙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전방압박을 펼치면서 한국의 빌드업 작업을 방해했고, 결국 한국은 전방에 고립된 손흥민에게 단순히 공을 띄우는 ‘롱볼’ 위주의 공격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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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중반 이후 수세에 몰린 한국은 손흥민을 제외하면 공격수로 출전한 이재성과 이강인까지 총 9명이 내려앉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지만, 브라질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단순히 사람만 많았을 뿐이었다.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놓쳐 첫 골을 허용했고, 두 번째 골 역시 페널티 박스 안에 수비수가 득실댔으나 브라질 선수들은 원투패스 한 방과 유려한 발재간으로 가볍게 한국 수비진을 벗겨내고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엔 수비진의 핵심인 김민재와 백승호가 상대의 강한 전방압박에 밀려 어이없는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어김없이 골로 연결됐다.
다섯 번째 골은 상대의 역습 한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허용할 수 있는 실점 유형을 전부 다 보여준 셈이다.
수비부터 하겠다는 전술을 들고 나왔음에도 5골 모두 필드골로 허용했다는 건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전술이 틀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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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속절없이 얻어맞기만 하는데도 벤치의 적절한 전술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후반 초반에 0-4로 벌어졌음에도 벤치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수비 숫자만 많았지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스리백을 버리고, 미드필더나 공격수 숫자를 늘리는 전술 변화가 필요했지만, 교체 카드는 같은 포지션 선수들끼리 바꾸는 게 대부분이었다.
홍 감독이 경기 중 흐름에 따라 전술을 바꿔가는 ‘인 게임 조정능력’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입증한 한판이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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