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옆에서 박수만 쳤다”… 레전드 지소연에게도 대표팀 우승컵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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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우승트로피를 든 대표팀 지소연. 사진=KFA 제공 |
“20년 동안 옆에서 박수만 쳤거든요.”
오랜 기다림 끝에 들어 올린 우승컵이다.
‘지메시’ 지소연(시애틀 레인)이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감격의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리빙 레전드다.
2006년 15살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우승 트로피만큼은 닿지 않았다.
소원을 마침내 풀었다.
대표팀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2-0으로 이기고 20년 만에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지소연도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줬다.
0-0으로 맞선 후반 23분 강채림(수원FC 위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하고도 우승컵을 품지 못했던 한을 멋지게 풀었다.
경기 뒤 만난 지소연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 순간을 굉장히 기다려왔다.
대표팀 생활 20년 만에 우승컵을 진짜 들어올렸는데,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오늘 다시 한번 느꼈다”며 “버텨온 저 자신에게 굉장히 고생했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우승을 위해서는 오로지 승리만이 필요한 상황. 한 수 아래 대만을 상대로 전반을 0-0으로 마치면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지소연은 “전반에 너무 답답해서 비기는 줄 알았다”며 “너무 답답했다.
마지막 경기라서 당연히 골을 넣고 이겨야 하는 건 맞지만 급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대만전에 앞서 열린 일본-중국전이 0-0이 나오면서 한국은 우승 기회를 잡았다.
대만을 꺾으면 일본, 중국과 승점이 같아지고 상대 전적에서 다득점을 기록한 한국이 우승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지소연은 “저희의 시나리오대로 앞 경기가 끝났다.
그래서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되게 좋아했다”며 “선수들이 그래도 조금 더 (들뜬 마음을) 낮췄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분위기가 전반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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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지소연이 16일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FA 제공 |
답답한 마음에 후배들에게 한소리를 했다.
지소연은 “선수들에게 좀 더 차분하게 경기를 하자고,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하면 된다고 했는데 전반에 좀 답답한 경기가 진행돼서 소리를 질렀다”며 “‘이대로 하면 우승 못 한다’, ‘정신 차리자’라고 했다.
저를 처음 겪는 선수들도 굉장히 놀랐을 거다.
전반도 후반이 나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승 트로피를 김혜리(우한 징다)와 함께 들었다.
후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직접 트로피를 들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유가 있다.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소연은 “20년 동안 (상대 팀) 옆에서 박수만 쳤다.
우승 세리머니도 처음해봐서 기쁜 나머지 오래 걸렸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소속팀에서는 우승을 많이 했는데 대표팀에서는 선수들과 (트로피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 선수들이 앞으로 계속 있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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