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연봉’ 10% 인상 생색내기? 세후 200만원 초중반→이걸로 프로라고 부를 수 있나 [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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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살벌한 물가 상승률 앞에 ‘프로’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밥 한 끼에 만원권을 내밀어도 거스름돈을 받지 못하는 시대에, 그라운드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청춘들의 대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KBO가 내놓은 최저 연봉 인상안이 ‘변화의 새바람’으로 불린다.
그런데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KBO는 29일 “제1차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주요 규약 및 리그 규정 개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선수 최저 연봉의 인상이다.
KBO는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추세를 반영해 2021년부터 3000만 원으로 유지되던 최저 연봉을 3300만 원으로 10% 올리기로 결정했다.
수치상으로는 5년 만의 변화다.
그러나 그 내용을 뜯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인상된 금액의 적용 시점이 당장 올해나 내년이 아닌 2027년부터인 탓이다.
최근 선수협 양현종(KIA) 회장을 비롯한 선참 선수들이 후배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자, 등 떠밀리듯 내놓은 발표가 아닌가 싶다.
앞서 양 회장은 “4대 프로스포츠 중 야구가 가장 흥행하고 인기가 많은데, 그럴수록 선수들의 처우가 점점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2005년 2000만 원에서 시작해 2010년 2400만 원, 2015년 2700만 원으로 계단식 상승을 이어왔지만, 팬들의 사랑과 산업의 규모가 커진 속도에 비하면 그 보폭은 한참 좁다.
물론 프로의 세계는 실력으로 가치를 증명하는 냉정한 곳이다.
성적이 나쁘면 적은 돈을 받고, 잘하면 수십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인상 예정인 3300만 원이라는 금액은 프로라는 이름표를 달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뚜렷해진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의 최저 연봉은 이미 4,0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농구가 4,200만 원, 배구가 4,000만 원을 보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KBO리그의 하한선은 초라하기만 하다.
물론 KBO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는 연봉 6500만 원을 보장받지만,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2군 선수들에게 3300만 원은 가혹한 금액이다.
세후 실수령액으로 따지면 상황은 더 좋지 못하다.
월평균 200만원 초중반의 소득으로는 일반적인 생활조차 빠듯하다.
필수적인 개인 운동 비용, 재활 치료비, 식단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소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수협 장동철 사무총장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변화의 방향은 맞지만 금액이 여전히 아쉽다.
적용 시점이 2027년이라는 점 역시 현장의 괴리감을 키우는 요소”라고 꼬집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규정 개정은 당장 올해부터 적용된다.
KBO는 유망주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국내 복귀 시 2년간 계약 금지 조항의 적용 범위를 중학교 재학 선수까지 확대했다.
고등학교 미진학을 통한 규약 회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유망주 유출 방지에는 이토록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정작 선수들의 생존권이 걸린 연봉 인상에는 왜 이리 텀(term)을 두는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구단과 KBO의 사정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갑작스러운 비용 지출 증가는 운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어쨌든 ‘해달라’고 하니, 해주지 않았나.
그러나 KBO리그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산업이다.
그 산업의 뿌리는 결국 선수들이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기량을 닦는 선수들이 최소한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해 줘야 하지 않을까. 여전히 적게만 느껴지는 최저 연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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