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급 성장’ 셰플러, 최강자 등극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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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천하다.
세계랭킹을 비롯해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다승(4승), 상금(1920만2883달러), 평균 타수(68.314타), 페덱스컵 포인트(4,806점)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 오픈'에서는 4타 차 우승으로 압도적인 실력을 입증했다.
경쟁자가 없다.
마치 PGA 투어 통산 최다승(82승)을 자랑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떠올리게 한다.
2020년 PGA 투어에 데뷔한 셰플러는 2022년부터 약 3년 반 만에 메이저 4승을 포함해 무려 17승을 거뒀다.

선수들과 전문가들의 찬사도 끊이지 않는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셰플러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수준"이라며 "그는 우리가 도달하려 애쓰는 경지에 이미 올라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디 오픈 우승자 잰더 쇼플리(미국) 역시 "타이거 우즈처럼 지배적인 선수를 이렇게 빨리 다시 보게 될 줄 몰랐다"며 "이건 단순한 상승세가 아니다.
그는 지난 2년 넘게 완벽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렇다면, 셰플러가 29세에 전성기를 맞이한 비결은 무엇일까. 핵심은 성실함과 겸손함이다.
골프와 가족만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간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기도와 성경 읽기를 일상처럼 실천한다.
한눈팔 틈 없이 골프에 몰두하는 선수다.
생활도 수수하다.
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GMC 유콘 SUV 한 대로 12년 동안 무려 30만㎞를 달렸다.
고급차를 충분히 살 수 있는 부를 이뤘음에도 오래된 차를 계속 몰았고, 아이의 안전을 고려해 최근에서야 차량을 바꿨다.
'개념 있는 골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비정통 스윙이지만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데는 엄청난 연습량이 뒷받침된다.
우승 다음 날에도 그는 어김없이 연습장과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찾는다.
임성재는 "셰플러는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한다"며 "멘털, 볼 콘택트 능력, 쇼트게임 리커버리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고 말했다.
성격 또한 온화하다.
지금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소탈함을 지녔다.
강한 멘털과 자신감도 그의 무기다.
경기 중 흔들림이 거의 없다.
디 오픈 최종 라운드 8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했지만, 곧바로 9번 홀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그는 '바운스 백' 부문에서도 1위(35.34%)다.
좋은 샷에도 과도한 감정 표현 없이 담담하게 반응한다.
상대가 셰플러의 멘털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
"전성기 타이거 우즈 같다"는 칭찬에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다.
2년간 우승이 없다가 2022년 폭발적으로 기량을 꽃피웠다.
2월 피닉스 오픈,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4월 마스터스까지 6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넘버 1' 자리에 올랐다.
당시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던 욘 람(스페인)을 밀어냈고, 2023년 5월 23일부터 지금까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셰플러는 키 191㎝, 몸무게 91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췄으며, 모든 분야에서 약점이 없는 선수다.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터 등 모든 클럽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선수 능력 통계 그래프는 완벽한 오각형을 이루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5.6야드, 페어웨이 적중률 62.16%로 티샷 이득 타수 1위(0.7타), 그린 적중률 8위(70.75%)를 기반으로 어프로치 이득 타수도 1위(1.29타)를 기록 중이다.

그린을 놓치고도 파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스크램블 성공률은 68.84%(2위)에 달한다.
한때 약점으로 지적받던 퍼팅도 크게 향상됐다.
정규 타수 내 그린에 올렸을 때 평균 퍼트 수는 1.708개(4위),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8.19개(10위)로 전체적인 퍼팅 능력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약점이 없는, 완성형 골퍼로 진화했다.

노우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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