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홀인원]①골프장 운영, 답은 현장에 있다…‘30년 외길’ 이정윤 대표의 경영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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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대표는 쉬운 일이 아니다.
'3D 업종'(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으로 분류될 정도다.
그러나 골프장을 단순한 사업장이 아닌, 진정한 놀이터로 바라보는 경영인도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뒤 폭우와 폭염까지 이어지며 어려운 시기지만, 그는 그 안에서 희망을 찾는다.
바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이정윤 대표 이야기다.
이정윤 대표는 국내 골프장 경영의 산증인이다.
1985년 코오롱에 입사해 회계 업무를 맡으며 첫발을 내디뎠고, 1995년부터 우정힐스에서 본격적인 골프장 운영에 참여했다.
올해로 우정힐스와 함께한 지 30년, 코오롱 근무 경력까지 합치면 무려 40년째 한 길을 걷고 있다.
어느덧 국내 골프장 업계의 최고참 전문 경영인이 된 셈이다.
그는 2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고 이동찬 전 명예회장님께서 '앞으로는 골프 전문 경영인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저를 우정힐스에 배치하셨죠. 이웅열 회장님도 골프 코스 운영에 전권을 주셨습니다.
한 자리를 이렇게 오래 지킨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보람이 큽니다.
"
이 대표는 특히 '코오롱 한국오픈'을 세계적인 대회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 이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우정힐스를 토너먼트 전용 코스로 만들었고, 코스의 변별력을 높이며 그린을 단단하고 빠르게 조성했다.
1993년 개장한 우정힐스는 연습장과 갤러리 스타디움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명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그는 "한국 남자 골프가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명예회장님의 혜안과 투자, 그리고 우정힐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대표는 더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5년부터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 골프&리조트까지 총괄하며 두 골프장의 코스 상태를 직접 챙기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두 골프장 모두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며 골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매일 밀짚모자를 쓰고, 스쿠터를 타고 코스를 돌아다닌다.
덕분에 '스쿠터 아저씨'라는 별명도 생겼다.
잔디에 이상이 생기면 즉각 현장에서 조치를 내리고, 고객들의 코스 만족도는 매우 높다.
이 대표는 "최상의 코스 컨디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기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우정힐스를 거쳐 간 선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김경태, 강성훈, 배상문, 함정우, 송영한, 임성재 등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이곳에서 훈련하며 골프 꿈을 키웠다.
올해도 제26회 충남도지사배 골프대회를 개최하며 지역 골프 유망주 육성에 힘썼다.
그는 "미국에는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TPC(투어 선수 전용 코스)가 많지만, 한국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앞으로도 꿈나무들이 훈련하고 라운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자타공인 '골프장 전문가'다.
대형버스 운전면허는 물론 골프 코스 관리사 3급, 골프 경기지도자 2급 등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IMF 당시엔 고객을 위해 25인승 버스를 직접 운전하기도 했다.
우정힐스 초기엔 새벽 4시 30분 출근, 밤 11시 퇴근이 일상이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우문현답'이다.
통상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답변'이라는 뜻으로 알려졌지만, 이 대표는 다르게 풀이한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강연에서도 항상 이 말을 강조한다.
"이 원칙만 지키면 골프장 운영에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
그는 지금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골프장을 지킨다.
"잔디를 내 몸처럼 생각해야 최고의 골프장이 만들어진다"는 철학 아래, 오늘도 현장을 누비며 골프장에 애정을 쏟고 있다.
춘천=노우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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