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을 위한 프로야구장은 없다 [김대호의 야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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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티켓 온라인 판매로 바뀌면서 올드팬 사라져
'국민 스포츠'답게 모든 계층 즐길 수 있는 대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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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장 매표소 앞에는 표를 구하는 시니어 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프로야구 티켓 판매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디지털 취약 계층은 야구장 출입이 어려워졌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2025년 5월까지 KIA, 삼성, LG, 한화, kt, SSG의 홈 경기 티켓 예매처인 티켓링크의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프로야구 관중 중 62.8%가 2030(20대와 30대)이었다. 4050이 31.4%였으며, 60세 이상은 1.9%였다.(조선일보 참조)

2024년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를 넘어섰다. 갈수록 그 비중은 높아져 2050년엔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60세 이상의 많은 장년층이 스포츠에 무관심해 야구장을 찾지 않는 것일까. 지금도 야구장 매표소 근처를 서성거리며 표를 구하는 어르신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야구장으로 들어가는 젊은 사람들에게 표를 부탁하는 애처로운 장면도 눈에 띈다. 야구장에 머리 희끗희끗한 올드팬들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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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레전드 김태균이 현역 시절 '올드 유니폼'을 입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각 구단은 예전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행사를 자주 열지만 정작 올드 팬들은 야구장에서 쫓겨 났다. /한화 이글스

현재 야구장 티켓 판매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온라인에서 못다 판 극히 일부에 한해 현장 판매를 하지만 여기서 표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유료 멤버십 회원에겐 '선 매매' 제도가 있어 일반인은 더욱 접근하기 어렵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취약 계층은 인터넷 구매를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언론은 2030 젊은 여성 팬이 늘어난 것에만 주목할 뿐 야구장에서 내몰린 장년층 팬들에겐 관심이 없다.

야구장으로부터 버림받은 60세 이상 장년층은 산이나 당구장 아니면 술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옛날 야구 얘기를 한다. 이들의 야구 애정은 남다르다. 197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닌 이들은 고교야구의 전성기와 함께 성장했다. 온갖 핑계로 수업을 빼먹고 서울운동장 야구장(동대문야구장으로 바뀌기 전)에서 함성을 질러댔던 사람들이다. 그 열정이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로 고스란히 이어져 MBC 청룡,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의 열성 팬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가슴 속엔 지금도 고교야구와 프로야구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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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로 가득찬 잠실 야구장. 이 가운데 60대 이상 장년층은 채 2%가 되지 않는다. /뉴시스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의 행태는 다양하다. 젊은 팬들은 응원 문화와 먹거리, 굿즈 수집 등에 흥미를 갖는다. 40~50대 남성 팬들은 목숨 걸고 승부에 집착한다. 60대 이상은 젊은 시절 응원했던 팀에 향수를 느낀다. 그 팀의 경기를 보면서 예전의 시절을 반추하기도 한다. 야구장이 추억과 낭만의 장소가 된다.

최근 들어 일부 구단의 장년층 야구팬을 배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롯데는 2024년 70석이던 현장 판매분을 2025년 220석으로 늘렸다. LG는 2025년 6월10일, 두산은 6월24일부터 65세 이상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160석을 현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SSG는 4층 일반석을 노년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른 구단도 이 같은 시도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예매분의 일정 부분을 60세 이상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다거나 전화 예매를 받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라는 영예로운 수식어에 걸맞게 소외되는 계층 없이 모두가 편하게 야구장에 드나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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