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현장] “울지 않겠다고 했는데” 전설의 퇴장… 김재호, 눈물의 은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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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지칠 때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저를 일으켜 세운 건 팬분들이었습니다!”
그라운드 위에 서는 마지막 순간, 결국 참을 수 없었다.
‘미스터 베어스’가 뜨거운 눈물과 함께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프로야구 두산은 6일 홈 잠실 야구장 2만3750명 만원관중 앞에서 열린 KT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서 ‘레전드’ 김재호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은퇴선수 특별엔트리를 통해 1군에 등록된 김재호는 이날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초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은 뒤 신인 내야수 박준순과 교체됐다.
이로써 그의 통산 기록은 1794경기 및 수비이닝 1만2244.2이닝으로 마무리됐다.
이 가운데 1235안타와 600타점을 올렸고, 구단 역대 출장 경기 수 1위를 자랑한다.
힘겨운 승부를 이어가던 팀도 막판 들어 역전을 일구며 승부를 뒤집었다.
8-7 신승을 거둬 주말 3연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천재 유격수의 기운이 우리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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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캡처 |
마지막이기에 벅차 오르는 감정을 숨기기 어려웠다.
이날 사전 인터뷰부터 자신만만하게 “울지 않겠다”던 김재호는 잠실 구장 유격수 자리에서 입맞춤을 하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경기 뒤 열린 그의 은퇴식 프로그램은 ‘BEARS’의 알파벳을 본따 Begin, Evolution, Achievement, Respect, Spirit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Begin의 경우 암전 상태에서 조명이 켜지면서 유격수 포지션 자리에서 김재호가 등장, 1루 송구 퍼포먼스를 펼쳤다.
구단 관계자는 “베어스 역대 최다출장 선수이자 유격수 최다, 안타, 홈런, 타점 등 각종 기록 선두에 오른 김재호의 시작점을 조명하고 싶었고, ‘베어스 유격수’로서 마지막으로 1루 송구 장면을 팬들과 공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volution은 차가운 현실에도 꾸준하고,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면서 자신을 갈고닦은 노력의 아이콘인 김재호를 대변하는 단어다.
더불어 팀 동료 양의지와 이영하, 곽빈이 꽃다발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어스 역대 최고 유격수라는 성과를 낸 김재호를 향해 김재환과 정수빈, 박치국이 꽃다발을 전달하는 Achievement 시간도 함께했다.
후배들도 존경의 의미를 담아 그의 마지막을 빛냈다.
Respect서 여태껏 쌓아올린, 수많은 숫자를 넘어 팀을 위한 끝없는 헌신을 뽐낸 김재호를 향한 헌사가 이어진 것. 마찬가지로 내야수 후배들인 강승호, 이유찬, 오명진, 박준순 등이 꽃다발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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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마지막 Spirit은 영원히 남을 김재호의 정신과 헌신을 기리는 시간이었다.
사랑하는 그의 가족들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끝을 장식했다.
전광판을 통한 ‘특별한 손님’들의 인사도 이어졌다.
옛 동료 더스틴 니퍼트와 정재훈, 손시헌, 민병헌, 최주환, 최재훈 등부터 군 복무 종료를 하루 앞둔 내야수 후배 안재석까지 영상편지를 보내는 등 뭉클한 장면이 계속됐다.
이어 단상에 오른 김재호는 마지막 은퇴사를 낭독했다.
“안녕하십니까. '최강 10번 타자' 두산베어스 팬 여러분. 영원한 '천재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은 김재호”라고 운을 뗀 그는 “저는 오늘 여기 계신 팬분들 앞에서, 울컥하지 않고, 환하게 웃겠다고 자신했는데, 정말 쉽지 않습니다.
막상 이 곳에 서니 다리도 좀 풀리는 것 같고요. 머리가 하얘지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재호는 “돌이켜보면 저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없었더라면, 결코 성공적인 시작도, 마무리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라면서 “먼저 매 순간 선수들을 격려해주시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박정원 구단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두산 프런트 관계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던 모습을 저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저의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신 이강철 KT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KT 선수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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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동료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우리 선후배 동료들, 수많은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언제나 나의 목표이자 긍정적 자극제였던 (손)시헌이 형. 왕조 시절 함께 했던 (이)현승이 형, (양)의지, (김)재환이, (정)수빈이, (이)용찬이… 여러 선수들이 있지만 다 이름을 다 불러드리지 못한 점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팀을 떠난 (오)재일이, (민)병헌이, (최)주환이, 그리고 (박)건우, (허)경민이까지, 또 김경문 감독님과 김진욱 감독님, 김태형 감독님, 이승엽 감독님을 포함해 저를 지도해주신 코치님들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습니다.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에, 이분들께 또 한번 진심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오랜 시간 김재호를 지탱한 버팀목이었다.
“저를 위해서 여태껏 고생해주셨던 저의 어머니, 그리고 지금은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정말 감사드리고요. 덕분에 아들이 정말 멋지게 선수 생활 마지막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좋은 아들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어머니의 희생과 아버지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저 또한 이렇게 성공한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항상 표현은 못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장모님도 감사드리고요”라고 외친 배경이다.
“나의 전부인 혜영이와 서한이, 그루, 승후…”라고 말한 김재호는 “제가 일생동안 서 있던 유격수 자리는 투수의 등 뒤를 든든하게 지키는 포지션입니다.
그런 저를 언제나 뒤에서 지켜준 건 가족이었습니다.
가족들의 헌신과 사랑이 지금 이 자리에 저를 서 있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나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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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
21년 동안 그의 이름 석 자를 변함없이 사랑한 곰 군단 팬덤 ‘최강 10번타자’의 존재가 그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했다.
김재호는 “저의 자부심인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1군에서 자리잡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칠 때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팬 분들이 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신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이 아니다.
시작은 팀의 선택을 받았고, 끝은 ‘원클럽맨’ 엔딩을 스스로 선택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그렸다.
두산은 김재호에게 있어 그런 팀이다.
그는 “오늘의 인사가 영원한 안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우리 두산 곁에 있을 것입니다.
두산과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은, 저의 자부심이자, 전부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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