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왜 영업 이익 급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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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국내 골프장의 상반기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골프장 상반기 경영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골프장 15곳의 평균 매출액은 98억8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평균 영업이익은 16억9600만원으로 34.6% 줄었다.

이 자료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골프장 15개사(16개소)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것이다.
전체 회원사가 아닌 15개사의 자료에 불과해 골프장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의 추세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정보다.
대중형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대중형 6개사의 올 상반기 평균 매출액은 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영업이익은 29억7000만원으로 33.4% 급감했다.
대중형 골프장 6개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40.4%에서 올 상반기에는 30.0%로 10.4% 하락했다.
회원제 골프장 9개사의 올 상반기 평균 매출액도 98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영업이익은 8억5000만원으로 37.3% 급감했다.
회원제 골프장 9개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12.8%에서 올 상반기에는 8.6%로 4.2% 떨어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표본이 된 골프장 수가 적지만 경영 실적 추세를 알 수 있는 자료 분석 결과"라며 "골프장 수익성이 확실히 둔화됐다"고 밝혔다.

국내 골프장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경기 악화 우려로 대기업들이 앞다퉈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법인카드 매출 증대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골프장들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골프장들은 매출 3분의 1을 법인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법인카드 사용 자제 확산은 골프장 수익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골프장 이용료의 부담도 수익률을 떨어뜨렸다.
그린피에 부담을 느낀 MZ세대들은 테니스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은 코로나19 특수 때 그린피를 대폭 인상했다.
대중형 골프장은 주중 그린피를 31.8%나 올렸고, 회원·비회원 골프장은 주중에 22.2%나 더 받았다.
캐디피와 카트 사용료도 올라 수도권에서 골프를 한 번 치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30만~40만원 정도다.

코로나19가 끝나면서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졌다.
해외로 떠나는 골프여행 인구가 급격하게 늘었다.
기존 골퍼들은 골프비용이 저렴한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골프여행을 떠나고 있다.
여기에 날씨의 영향도 한몫했다.
폭염과 폭우로 인해 라운드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비용에 부담을 느낀 골퍼들이 첨단화 길을 걷고 있는 스크린 골프로도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 골프장의 수익률이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나쁘지는 않다.
국내 골프장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0∼40% 이상 늘었다.
대중형 골프장의 평균 매출액(9홀 제외)은 지난해 180억원으로 2019년 대비 33.6% 많고, 회원제 골프장 역시 지난해 206억원으로 2019년 대비 44.6% 증가했다.
국내 골프장은 하반기에 큰 반등을 이루긴 힘들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으로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돼 연간 골프장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매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비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비수기의 그린피 할인 혜택기간이 늘어나면서 골프장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손님 유인력을 높여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골프장 이용료(그린피) 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가을부터 낮의 길이가 짧아져 골프장에서 받을 수 있는 팀수가 한정된다.
큰 폭의 그린피 인하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우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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