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친 문의에도 ‘호언장담’했던 KOVO의 민낯… 도마 오른 졸속 행정, 이대로 괜찮나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301 조회
- 목록
본문
| |
| 지난 13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2번째 경기가 연기되며 현장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사상 초유의 컵 대회 취소, 9시간 만에 재개 번복까지. 한국배구연맹(KOVO)의 어이없는 실책이 쏟아진다.
새 시즌 V리그 전초전인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가 덜컹거린다.
남자부 대회가 지난 13일 개막한 가운데, 그날 오전 갑작스럽게 외인 선수 출전이 막히면서 잡음이 시작됐다.
이어 국제배구연맹(FIVB)이 필리핀 세계선수권 대회 기간에 각국 클럽 대회가 병행되는 걸 승인하지 않으면서 대회가 멈춰섰고, 14일 자정 전면 취소에 이르렀다.
밤새 발표된 충격 결정에 모두가 황망해하던 시점, 또 상황이 바뀌었다.
KOVO가 9시간 만에 대회 재개를 발표했다.
FIVB가 전달한 △KOVO컵은 정규리그와 관련해 그 어떠한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KOVO컵을 위해 국제이적동의서(ITC)는 발급되지 않는다.
△외국 클럽팀이나 외인 선수는 참가할 수 없다.
△2025 FIVB 남자부 배구 세계선수권 대회에 등록된 선수들은 KOVO컵 대회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네 가지 조건 아래 대회 개최 승인을 힘겹게 받아냈다.
백지화라는 최악의 결과는 피했지만, KOVO의 졸속 행정 민낯이 제대로 드러났다.
이번 사태의 결정적인 원인은 KOVO의 안일한 운영에 있다.
FIVB는 지난해 말 국제대회 기간과 각국의 클럽 대회 기간을 명확히 구분 지었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을 두고는 ‘세계선수권이 끝난 후 3주 이상 휴식기를 갖고 각국 리그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KOVO는 이를 외면했다.
KOVO컵을 이벤트성 대회로 ‘자체 해석’ 했기 때문이다.
KOVO 관계자는 “일본이나 태국에서도 이벤트 대회에는 외인 선수들이 모두 뛴다.
그 근거를 바탕으로 KOVO컵 개최와 각 팀 외인 선수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KOVO가 FIVB와 소통 없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대회를 밀어붙이려 했지만, 이를 추후에 인지한 FIVB의 제재가 이어지며 일련의 촌극이 빚어진 셈이다.
KOVO 측은 FIVB의 뒤늦은 통보와 늦장 소통에 애를 먹었다고 말하지만,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앞서 10월18일로 예고했던 V리그 개막전(대한항공-현대캐피탈)이 내년 3월19일로 밀렸던 이유도 이번과 같은 FIVB 국제대회 일정 이슈였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게 불 보듯 뻔한데도, 뚜렷한 대처를 내놓지 못한 것이다.
남자부 A단장은 “모 구단 감독이 일찌감치 ‘트로피, 상금이 버젓이 있는 대회인데 이게 어떻게 이벤트성 대회인가. 분명 FIVB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를 포함해 다른 단장들도 KOVO측에 ‘정말 대회 진행이 가능한가’라는 문의를 꾸준히 했는데, 그때마다 문제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남자부 B단장은 “이건 100%, 명백히 KOVO의 잘못이다.
대회 개최를 호언장담했는데, 알고 보니 제대로 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재개로 파행은 막았다지만, 확실하게 책임 소재를 따질 필요가 있다.
단장단 내에서도 대회 이후 공식적으로 KOVO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견이 모아지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 |
|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의 모습. 사진=뉴시스 |
부수적인 문제도 쏟아진다.
각 선수단 일정이 밤사이에 요동치며 혼란을 빚은 것은 물론, 이번 대회에 초청된 태국팀 나콘라차시마는 일순 ‘닭 쫓던 개’가 됐다.
출전 직전에 함께할 수 없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기 때문. A단장은 “태국팀 불만도 클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경기도 못하고 갈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해서 일부 팀과 연습경기라도 하는 걸로 이야기가 됐다.
국제망신이나 다름없다”고 혀를 찼다.
대회를 기다리던 여수와 배구 팬들의 불편함도 심각한 문제다.
대회 취소와 함께 예매 티켓도 함께 취소 알림이 전송됐는데, 재개 결정과 함께 예매 좌석 점유권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되는 등 팬들 입장에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KOVO는 “기존 예매자 티켓은 전액 환불하고, 남자부 잔여 경기를 선착순 무료 관람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대응책을 내놨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최근 한국 배구는 선명한 비상등이 켜졌다.
추락하는 국제경쟁력, 김연경 은퇴로 인한 스타 플레이어 부재 등에 신음하는 가운데, 새 시즌 개막이라는 중요한 순간을 마주했다.
그러나 더욱 굳건하게 핸들을 잡아야 할 KOVO가 흔들린다.
당장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 모집부터 애를 먹더니 이번 KOVO컵 사태로 그간의 불안감이 폭발했다.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월드(www.sportsworldi.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