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넓히려는 FIVB 기조…외딴섬 되지 않으려면 따를 수밖에 없는 한국 배구, 소통 강화 ‘필수’[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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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국제배구연맹(FIVB)은 한국 배구가 무시할 수 없는 조직이다.

이번 컵 대회 ‘파행 사태’의 근본 원인은 한국 배구의 외교력 부족이다.
FIVB의 경고를 무시하고 관례대로 대회를 강행하려다 제동이 걸렸다.
한국배구연맹의 실책이다.

FIVB는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파비오 아제베도 회장이 수장이 된 뒤 국제 배구계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전 세계 축구를 컨트롤하는 것처럼 FIVB 역시 배구의 기준을 잡으려는 강경한 기조로 돌아선 모습이다.
배구연맹이 주관하는 컵 대회를 막은 것도 그 일환이다.

한국 배구도 따를 수밖에 없다.
FIVB를 거치지 않고서는 국제 무대로 향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사안은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문제다.
V리그는 외국인, 아시아쿼터 선수를 한 명씩 총 두 명 보유할 수 있다.
이들이 V리그에서 뛰려면 FIVB로부터 ITC를 발급받아야 한다.
FIVB가 컵 대회를 문제 삼을 때 볼모로 잡은 것도 ITC였다.

V리그는 글로벌 무대로의 진화를 그린다.
국내 선수의 기량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리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자유계약으로 돌아서고 있다.
각 구단의 필요에 따라 외국인 쿼터 확장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FIVB로부터 ITC를 발급받지 못하면 V리그가 목표로 하는 리그 경쟁력 강화를 현실화할 수 없다.
국내 선수로만 리그를 꾸릴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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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FIVB의 비합리적 원칙에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실제로 세계선수권대회 폐막 후 3주 내로는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칙도 취지에 적확하게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팀 나라 별로 대회를 마치는 기간이 다른데 자국 대회 개막 시점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규정의 본래 목적은 선수 보호인 만큼 각 나라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하는 게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다소 경직된 FIVB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내며 신경전을 불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한국 배구는 FIVB의 원칙을 따라가는 게 맞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 무대에 나가기 위해서는 FIVB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FIVB에 불만이 있다 해서 외딴섬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독 행동을 할 힘도 부족하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없다.

앞으로는 FIVB와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해졌다.
연맹 신무철 사무총장과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은 필리핀 현지에서 파비오 회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연맹과의 ‘핫라인’ 구축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물론이고 협회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한국 배구의 모든 국제 업무는 연맹이 아닌 협회를 거쳐 진행된다.
공문 접수, ITC 발급 등이 모두 협회를 거쳐야 한다.
협회 역시 연맹과 떼놓을 수 없는 만큼 FIVB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한 축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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