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 쏟아냈다” 빙판에 드러누운 차준환, 가장 뜨거웠던 4위의 고백 [2026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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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정말 다 쏟아낸 경기였습니다.
”
연기가 끝나자 차준환(25·서울시청)은 그대로 빙판 위에 드러누웠다.
두 다리를 쭉 뻗은 채 한동안 숨을 골랐다.
아쉬움이 스쳤지만, 이내 옅은 미소가 번졌다.
정말 다 쏟아냈다는 ‘후련함’이 묻어났다.
차준환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1.20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92.72점을 더해 총점 273.92점. 최종 4위였다.
동메달과의 차이는 단 0.98점.
이날 차준환은 첫 쿼드러플 살코는 완벽했다.
그러나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넘어졌다.
펜스와 부딪히는 아찔한 장면. 그 한 번의 실수가 결국 메달의 색을 갈랐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광인을 위한 발라드(Balada para un Loco)’ 선율에 맞춰 아름답게 연기를 마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한 번 넘어지고 나서 페이스가 살짝 흔들렸던 것 같다.
그레도 그 순간부터 ‘이 실수도 내 일부다’라고 생각했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실수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일까. 이후 스핀과 스텝, 점프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총점이 발표되고 4위가 확정됐다.
0.98점 차로 동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누구보다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조금 달랐다.
차준환은 “올림픽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계속 생각했다”며 “그런데 결국 가장 중요했던 건 내 자신에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 부분에서는 정말 성실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순위로 보면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쇼트와 프리 모두 미련 없이 다 쏟아부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성취가 더 크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지나온 4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맞지 않는 부츠, 반복된 부상까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것만 해보자’는 오기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차준환은 “스케이트 문제로 부상이 많이 생겼다.
그 시간 자체가 솔직히 많이 아팠다”며 “버텼다기보다 그냥 ‘이거 하나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고 소회했다.
밀라노가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이다.
그는 2018년 평창 15위, 2022년 베이징 5위, 그리고 밀라노 4위. 올림픽 무대에서 매번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최고 순위도 다시 썼다.
4년 뒤 올림픽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미소를 지었다.
차준환은 “이제 경기가 끝났다.
지난 4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다.
목표를 하나씩 이뤄왔다”며 “이번 올림픽이 꼭 마지막이라고 단정하진 않는다.
다음에 정말 또 나올 수도 있는 거다”고 웃었다.
이어 “다만 지금은, 내게 숨 쉴 시간을 좀 주고 싶다”고 했다.
빙판 위에 드러누웠던 그 순간처럼, 그는 잠시 멈춰 섰다.
메달에는 닿지 않았지만, 스스로에게는 당당했다.
“다 쏟아냈다”는 그의 한마디가, 어떤 메달보다 묵직하게 울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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